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B-1팀 인터뷰 보고서
등록일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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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청년참여기구 정책환류분과는 올해로 3기째를 맞은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한 청년을 인터뷰하며, 정책이 청년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은 출발선이 서로 다른 청년들에게 해외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여, 세상을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입니다. 이 사업은 단순한 해외 체험이 아니라, 청년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배움의 지평을 넓히는 ‘학습과 성장의 여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미시간대학교 3기 차현우 님은 아주대학교 화학공학과 재학생으로,
전공의 한계를 느끼던 시기에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지난 7월 8일부터 8월 2일까지 한 달간 미시간대학교에서 어학·문화·진로 탐색 과정을 이수하며, 새로운 배움의 방식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전문 교수진의 언어 교육과 버디 프로그램을 통한 현지 교류, 그리고 LNF 반도체 팹·배터리센터·현대 아메리칸 테크니컬 센터 견학까지—
그의 한 달은 ‘도전이 일상이 되고, 배움이 확신으로 바뀌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대화를 통해 지원서 작성부터 선발, 연수,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살펴보며,
정책이 실제로 청년의 성장과 진로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구체적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경기청년 사다리’가 청년에게 어떤 의미의 공정한 성장의 사다리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자기소개 및 연수 내용 소개, 참여 동기]
● 전공 한계를 느끼던 시기, 공정한 해외 학습 기회로서 ‘사다리’의 필요성을 체감
● 어학·문화·진로 탐색을 아우르는 미시간대 연수 참여로 실질적 역량 강화 달성
김단비: 안녕하세요.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은 해외 연수 기회를 통해 각자의 출발선이 다른 청년들이 세상을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입니다.
오늘은 경기도 청년 정책의 또 다른 참여자들이 인터뷰어로 함께해,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의 경험자로부터 실제 연수 경험이 개인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 들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현우 님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릴게요.
차현우: 안녕하세요. 경기청년 사다리 미시간대 3기로 참여한 차현우입니다. 아주대학교 화학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며, 현재 휴학 중입니다.
김단비: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7월 8일부터 8월 2일까지 4주간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연수를 받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프로그램이 어떤 프로그램이고 연수 기간 동안 어떤 세부 프로그램들을 경험하고 오셨는지 소개해 주세요.
차현우: ‘사다리’라는 이름처럼, 해외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양질의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저희 미시간대 과정은 어학 수업, 문화 체험, 그리고 진로 탐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현지 교수님으로부터 발음·표현 등 세심한 언어 지도를 받았고, 미국 문화와 스포츠, 예술 등을 체험하며 미국 사회를 직접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공 관련 현장 탐방 기회도 있었어요. 저를 포함한 팀 ‘진로를 피자’는 LNF 반도체 팹, 미시간대 배터리센터, 현대 아메리칸 테크니컬 센터를 방문해 업계 관계자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공계 학생으로서 선진 기술과 산업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죠.
현지 학생 버디와 1:3으로 매칭되어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쓰며 교류한 경험도 인상 깊었습니다.
김단비: 이제 처음부터 시작해서 시간 순서대로, 어떤 단계들을 거쳐서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지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현우 님이 처음에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그 시작점이 궁금해요.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대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 첫 과정을 알려주세요.
차현우: 이 프로그램을 참여하기로 결정하게 된 시점이, 학교와 학과에서 배울 수 있는 한계치에 다다라서 어떻게 전공과 관련되어서 더 깊은 배움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때마침 학교 앞을 지나가는 버스들이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까 저에게 딱 필요한 기회인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화학 공학인데요. 화학 공학은 석유를 정제해서 플라스틱이나 이런 제품들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주로 배우는 학문입니다.
사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고,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취업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얻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김단비: 그럼 진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처음부터 미시간 대학교를 염두하시고 선택을 하신 건가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늘어난 8개 국가, 12개 대학이라는 선택지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본인의 전공이나 앞으로의 꿈과 미시간 대학이 어떤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차현우: 지원서를 쓰기 전에 대학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이 대학이 어떤 걸 자랑을 하는지, 어떤 학과를 밀어주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탐색을 하고 지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미시간대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미시간대는 공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가 고루 발달한 명문대이자, 반도체·배터리 연구 인프라가 특히 우수한 학교입니다.
화학공학이 반도체와 배터리, 환경 산업 등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제 전공과 가장 맞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김단비: 혹시 지원서를 쓰던 날의 현우 님을 기억하시나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셨나요?
차현우: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지원서를 썼습니다. 올해 초에 제가 두 가지 정도를 목표로 했었는데요.
첫 번째는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이었고, 두 번째는 '연계 전공'이라고 저희 학교에 화학 공학과와 연계해서 생기는 새로운 전공을 복수 전공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두 개 프로그램의 모집 시기가 비슷해서 지원서를 같이 쓰게 되었는데요.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지원서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계 전공 지원서가 완성이 되더라고요.
그만큼 저 자신에 대해서 고민을 깊게 하게 만들어주는 문항들이 많았습니다.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지원서에 “왜 ‘제가’ 이 연수를, 그것도 ‘미시간대학교로’ 가야하는지”에 대해서 쓰는 항목이 있더라고요.
제가 아주대학교 화학 공학과를 진학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일류 화학 공학도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는데요.
이 문항 덕분에 ‘내가 정말 그런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내가 얻고 싶은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일까? 어떤 것들을 더 배우고 채워야 목표한 바를 이뤄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6천 자 정도 되는 분량으로 저의 사유를 풀어내면서 “이런 인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저를 미시간대학교에 보내주셨으면 합니다”라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절실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경기도의 누군가가 알아주셨기 때문에 감사하게도 제가 미국에 다녀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모집/선발 과정]
● 높은 경쟁률 속에서도 성실성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선발됨
● 사전 역량 강화 연수를 통한 실질적 준비 효과 확인
● 인성·적합성 중심 선발 필요성 및 동료 평가 제도 개선 제안
정현아: 앞서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미시간대에 올해는 656명이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그중에 30명이 선발되었으니까 사실 약 22대 1 정도의 경쟁률이 되는 거겠죠.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을 하게 되셨는데, 최종 선발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길었잖아요.
그 과정을 거쳐와 결국 최종 선정이 되었을 때의 감정이 어떠셨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차현우: 사다리 프로그램 합격 발표가 나던 날이, 아까 말씀드렸던 연계 전공 합격 여부와 같이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어요.
더불어 다른 지원 사업 하나까지 총 3개가 같은 날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그야 말로 럭키 데이었어요.
그 날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면서 집에 올 정도로 기뻤었는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믿어지지가 않더라고요. “내가 정말 태어나서 처음 미국에 가보는구나!” 싶어서요.
정현아: 면접장에서 나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줬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어떤 점이었나요?
사다리 전체 과정을 뒤돌아봤을 때 합격을 위해 어떤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차현우: 사실 3분 이내로 제한된 면접 시간 안에 저에 대해서 제대로 보여줄 수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결국 30초든 2분이든 주어진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으니까, 그 함축된 시간 안에 제가 왜 이 연수를 가야하는지를 설득해야 했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제가 다녀오면 이런 것들을 배워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선발 과정이 경쟁이 심하긴 하지만,
경기도민들이 납부한 소중한 세금을 가지고 다녀오는 사업이다 보니, 정말로 해외 연수의 기회가 간절한 사람들을 제대로 가려내는 허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서류를 잘 쓰거나 면접 한 번만 잘 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전 과정에서 다 고루 성실하게 참여해야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야 성공적인 연수를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단비: 사전 합숙 교육 및 면접 과정은 어떠셨어요?
차현우: 사전 합숙 교육의 '역량 강화 연수'가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요.
제가 미시간 주의 공항,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공항에 내렸는데 입국 심사관이 가방을 보시고는 세컨더리 룸으로 끌고 가는 거예요.
초록색 가방을 들고 왔는데, 그게 전동드라이버 같이 보였나 봐요. 그래서 저보고 "전공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엔지니어링을 한다고 하니까 “네 신분에 대해서 정확히 얘기를 하라”고 따져 물으시더라고요.
당황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사전 교육 덕분에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공항 인터뷰나 비상 상황 대응, 문화적 차이 등 세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런 과정을 10시간 가량 할애 해서 전문 강사분이 오셔서 교육을 해 주셨거든요.
면접 때는 역량 강화 연수에서 배웠던 것들을 쪽지 시험 형태로 해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 바로 영어로 답을 하는 식이었고,
추가로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도 몇 가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한 주제에 대해서 이런 이슈가 발생을 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발제가 되면,
사회자의 진행 하에 각자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이에서 인성에 대해서 체크를 하는 그런 식으로 진행됐어요.
정현아: 그 과정에서 혹시 보완하고 싶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을까요?
차현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동료 평가 과정이 괴로웠어요. 저랑 같이 2박 3일씩 두 번이나 같이 보낸 사람들,
그것도 같은 조에서 순위를 매겨서 써야 되니까. 정든 사람들을 내 손으로 떨어뜨리게 되는 과정이 슬픈 거예요.
어떤 조들은 합의를 통해서 모두가 점수가 똑같아 지도록 한다거나 편법을 쓰기도 하더라고요.
다음 기수에서는 이런 정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저희 팀에서 탈락자가 나와서 저는 더 마음이 아팠는데, 혹시 이렇게 시간 투자를 했지만 안타깝게 떨어진 그 분들을 위해서
다음 해에 지원할 때 어드벤티지를 준다거나 조금 더 정책적으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정현아: 교육 과정에서 1~2기 참여자 분들과의 네트워킹 시간도 있었다고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차현우: 현지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되는지, 안전 문제라던가 그런 꿀팁들을 전수해주셔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고요.
특히나 미시간대 같은 경우는 운이 좋았던 게, 먼저 열정 있는 선배 참여자분이 오셨고,
그 분과 같이 현지에서 조를 이뤄서 활동했던 버디 학생이 미국에서 여행차 왔다가 같이 행사에 온 거예요.
거기다가 저희 프로그램 담당하는 현지 선생님도 마침 한국에 업무차 와계셔서 저희는 온보딩이 그냥 그 자리에서 끝났어요.
그 덕분에 현지에서 시행착오 없이 바로 적응을 할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이미 경험했던 분들이나 현지인들이 알려주시는 정보들이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혹시나 저한테도 다음 기수를 위한 네트워킹 참여와 관련해서 연락이 오면 무조건 갈 생각입니다.(웃음)
정현아: 사전에 모집 및 운영 과정에서 조금 개선 사항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차현우: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다리 프로그램이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씀드려보아요.
저희 미시간대 같은 경우는 안전사고도 하나도 없었고, 경고라든가 환수 조치가 된 인원 없이 무사히 잘 마쳤는데요. 일부 대학에서는 연수 목적을 혼동한 사례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사다리는 여행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습과 성장’을 위한 연수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고 협동적인 참가자를 선발하는 게 중요합니다.
현지의 낯선 환경에서 30명 정도되는 인원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 안전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오려면 규칙을 잘 지키고,
서로 으쌰으쌰, 격려하고 보듬으면서 생활할 수 있는 지원자들을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선발 과정에서 인성·적합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조금 더 세밀해지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 전에 따로 AI 역량 검사를 도입하는 방안도 있을 것 같고요. 그런 부분들을 재단 측에서 더 면밀하게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연수 과정]
● 어학·팀 프로젝트·현지 문화/기업 탐방의 균형 있는 커리큘럼으로 학습 몰입도 향상
● 전공 연계 탐방(LNF 팹 등)을 통해 산업 이해도 및 진로 확장
● 정책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고품질 프로그램으로 평가
박서현: 미시간대 캠퍼스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차현우: 공항에서 출발해서 버스 타고 미시간대에 도착을 했는데, 캠퍼스가 자연 친화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캠퍼스에 내리자마자 동물들이 돌아다니는 게 보이니까 '여긴 다르구나'라고 느꼈어요. 기숙사도 2인 1실에 쾌적해서 캠퍼스 생활이 더욱더 기대되더라고요.
박서현: 많은 연수 프로그램들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었나요?
차현우: 어학 수업이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해외 연수의 꽃은, 현지 문화를 경험하고 현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언어 수업은 전문 교수님이 직접 맡으셔서 발음, 표현, 그리고 미시간주의 문화까지 엮어서 폭넓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단순한 영어 공부가 아니라 언어를 매개로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이 미식축구 문화를 직접 설명해주시며 경기장과 내빈실을 보여주셨는데, 교실 밖 현장을 함께 체험하니 영어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어요.
학원식 강의가 아니라, 게임과 토론, 문화 경험을 결합한 실습형 수업이라 영어를 ‘공부’가 아닌 ‘생활’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수 과정을 통해 영어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박서현: 수기집에 쓰신 반도체 클린룸 방문 경험이 정말 흥미로웠는데요. 책이나 영상으로만 접했던 클린룸과, 직접 두 눈으로 본 것들이 어떻게 달랐는지,
그리고 그 경험으로 현우 님의 지식과 시야가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차현우: 사실 클린룸은 전에 몇 차례 다른 곳들을 가봤었는데, 미국은 어떤 식으로 되어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미시간대에서 본 클린룸은 정말 스케일이 다른 클린룸이었어요. 거의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실제 산업용 클린룸만큼 광활한 규모였는데, 연구 시설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인 것 같습니다.
정현아: 그럼 대학 안에 팹(Fab)이 있는 건가요?
차현우: 네, 대학 안에 생산 시설이 있어요. 규모가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미시간대의 LNF 반도체 팹은 실리콘 웨이퍼 투입부터 칩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갖춘 연구용 팹으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연구 목적의 클린룸도 전공별 공정 일부만 갖추는 경우가 많은데, 미시간대는 완전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었죠.
특히 미시간대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 로직 반도체 중심의 트랙을 직접 본 건, 제 전공 분야에서 견문이 넓어지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국내의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에 특화돼 있어서 그동안은 로직 반도체 현장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팹을 담당하는 엔지니어와 그 분을 행정 조력하시는 분, 이렇게 두 분을 면담할 수 있었습니다.
사다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렇게 진로와 관련된 견학도 해볼 수 있고, 현지 연구원분을 만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던 점이 제 인생에서 중요한 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김단비: 직접 섭외하신 거예요?
차현우: 네, 저는 미시간대 지원할 때 이 LNF 견학까지 생각하고 지원했습니다. 사실 최종 합격되기 훨씬 전에 역량 강화 연수 때부터 미리 연락을 드렸는데요.
"제가 이런 걸 준비하고 있는 학생인데, 이때 이렇게 방문을 하게 된다. 시간을 내주시면 제가 팀원들과 같이 방문해서 팹 견학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싶다"고 정중하게 말씀드리니까 반겨주시더라고요.
혹시 제가 못 붙게 되면 다른 분한테 메일을 넘겨드리려고 했었고요. 저 말고도 신소재공학 전공한 분도 계셔서 ‘둘 중에 한 명은 붙겠지’ 싶었거든요.
'혹시 내가 안 되더라도 다른 분이 가셔서 잘 보고, 후기라도 따로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었는데, 최종 합격되어 다녀올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죠.
추가로 디렉터님이 섭외를 해주셔서 SK하이닉스 엔지니어 님도 면담할 수 있었는데, 그 또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팹이 많지 않기 때문에 팹마다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왜 이걸 만들었는지’가 궁금했었거든요.
이런 규모의 팹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 미시간대는 어떤 형태로 운영을 하고 있을까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어요.
가보니까 확실히 미국의 반도체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고, 그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려는 미시간대의 의지가 강력한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박서현: “이건 정말 정책의 지원이 아니면 불가능했겠다”고 느낀 경험이 있었나요?
차현우: 사실 이 프로그램 전반적인 부분이 정책의 지원이 아니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지에 가서 어학 연수를 혼자 준비를 하게 된다면, 잘해야 어학원에 등록을 해서 교육을 받는다거나 아니면 대학의 간단한 언어 프로그램을 듣는 수준일 거에요.
그런데 사다리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전문 교수님이 직접 오셔서 프로페셔널한 강의를 해 주시고,
그렇게 오전 교육이 끝나면, 오후에는 원어민 버디들이 3 대 1로 붙어서 미국 문화도 알려주고 같이 프로젝트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또래 버디들과 함께 친구가 되어 재미있게 미국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기업 견학 측면에서도 섭외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청에서 다방면으로 도와주셨는데요.
특히 한국계 기업 같은 경우는 직접 공문까지 넣어주실 정도로 지원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 부분에서 ‘경기도가 이 사업 참여자들에 대해서 거는 기대가 크구나’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사다리 프로그램 하나하나, 현지에서 보낸 하루하루가 모두 정책의 지원이 아니면 불가능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서현: 이번 프로그램의 교육 구성(어학·진로·탐방 등)이 실제 역량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요?
차현우: 영어 실력 향상이 체감될 정도였습니다. 현지 공항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겼을 때도 스스로 영어로 대처할 수 있었고,
귀국 후에는 블로그에 어려운 주제의 에세이를 작성할 정도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단순히 언어 능력이 아니라, 문제 해결력과 순발력도 함께 성장해서 효능감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박서현: 사전에 공유해주신 수기집에서 연수 중에 언어적 장벽을 뛰어넘는 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하신 걸 봤어요. 다른 청년들에게 추천할 만한 극복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차현우: 순발력있게 위기 대처를 해야하는 상황이나 그런 환경에 자신을 던져두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현지에서 뭘 먹으러 가도 기왕이면 맛집을 가는 거죠. 맛집들은 줄이 길고 뒤에 사람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른 주문을 해야하잖아요.(웃음)
이런 식으로 자꾸 급박하게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재밌는 에피소드로 예를 들었지만, 조금 진지하게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미시간대에 가서 랩을 견학하는 건 정말 일생일대의 다시 못 올 기회거든요.
그래서 뭐라도 더 배우고 싶어서 현지 연구원님께 안 되는 영어로라도 질문 하나라도 더 해보고,
그렇게 적극적으로 말할 기회들을 만들어가다 보면 산업 도메인에 대한 영어도 금세 느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순간순간의 고비, 또는 어떤 기회들을 활용해서 이런 절박한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대한다면 실력은 자동으로 늘 거라고 생각해요.
박서현: 미국 미시간에서, 스스로의 강점을 새롭게 발견한 기억이 있다면 어떤 장면인가요?
차현우: 영어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됐어요. 한국에서는 영어로 된 논문은 절대 안 읽었거든요.(웃음)
그런데 SK하이닉스 연구원 님을 만나서 미팅을 해야하는데, 사실 그런 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잖아요.
디렉터님 통해서 섭외가 되었고, 현지까지 사다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간다고 하니까 만나주시는거죠.
링크드인에서 찾아보니, 해당 연구원님은 공정 선행개발(Fab process development) 분야를 담당하고 계시더라고요.
미리 그 분의 논문이나, 그 랩에서 쓴 논문들을 읽어보고 가는 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소중한 시간 내어주시는 만큼 서로에게 더 유익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미리 숙지해간 덕분에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기존에 안 해본 것들을 도전해보니까 ‘나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박서현: 수기에 “도전 정신에 지속성이라는 무기를 더할 수 있게 되었다”고도 하셨죠. 그 말이 만들어진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차현우: 현지에 가서 많은 랩실을 돌아다녔는데, 그 순간순간들이 저에게는 도전이었습니다.
직접 가서 보니까 규모가 남다르고,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랩이었기 때문에 거기서 어떤 인사이트를 발굴해와야 한다는 책임감같은 게 들었어요.
도비로 가는 거기도 하고, 내가 오게 됨으로써 못 온 친구들이 또 있을텐데,
그 분들의 몫까지 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계속해서 도전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도전하는 것도 계속 하다보니까 노하우가 쌓여서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생기고, 도전이 습관이 되고, 그 안에서 성장의 방법을 찾게 된 연수였어요.
박서현: 올해는 이전 기수와는 달리 개인 프로젝트는 자율로 하고 팀 프로젝트만 진행했고,
현지 교육/문화/취·창업 분야 중 팀별 관심 분야를 설정해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들었는데,
현우님 소속 팀 ‘진로를 피자조(4조)’는 어떤 내용으로 진행하셨나요? 구성원들은 어떤 전공이었는지, 어떤 토론의 과정 끝에 그 프로젝트를 설정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차현우: 처음에 팀 조직할 때 취·창업 분야 쪽으로 인원이 많이 몰려서 전공에 맞는 분야끼리 팀을 쪼개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더 관심 분야에 맞는 견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최종으로 꾸려진 저희 팀은 주로 이공계 분야로, 개별 구성원들이 화학, 화학공학, 신소재공학(소재 전공), 컴퓨터공학, 그리고 국어국문과 이렇게 구성되었습니다.
이공계 회사나 미시간주에 있는 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방하는 방향으로 주제를 잡았고요.
현대차 아메리카 기술센터, 배터리 랩들, 로보틱스 랩을 방문하고, 그리고 원하는 사람은 LNF 팹까지 가는 것으로 기획을 했습니다.
모두가 공학 전공이다 보니까 고르게 가고 싶어 했던 곳들을 선정을 해서 탐방을 할 수 있었습니다.
김단비: 섭외는 현우님이 하신 거예요, 아니면 각자 맡아서 했나요?
차현우: 각자 역할 분담을 하여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조직적으로 팀 안에서의 역할 분담을 잘 해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학교 내에서 팀 프로젝트 하면 이 정도의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려운데, 다들 미국 가서 귀중한 시간을 충실하게 잘 보내야 된다는 공통적인 의식이 있으니까 다들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정현아: 주로 탐방, 연구·리서치, 기업 견학·담당자 인터뷰 등으로 팀 프로젝트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팀마다 다른 곳에 방문하신 건가요?
차현우: 총 30명, 6팀이었는데, 팀마다 다른 주제를 잡았습니다. 저희 '진로를 피자'조 같은 경우는 진로 탐방에 집중을 해서 기업 견학 위주로 진행했었고,
‘하모니가’조는 미시간 지역 축제를 통한 다문화 공존형 축제를 탐구했으며, ‘미쯔조’는 앤아버 대표 문화예술공간 탐색을,
‘Ubermensch’조는 캠퍼스에서 만나는 미국과 한국 식생활 문화를 비교 탐색하는 프로젝트를,
‘Light’조는 미국인의 시각에서 본, 미국 내 문제가 되는 질병에 대한 대안 분석을,
‘햇무리’조는 다양한 성 정체성을 포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미시간 앤아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미래세대재단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단비: 미시간대 팀 30명의 리더로서 활동하면서 배우신 부분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차현우: 리더로서도 배운 부분이 정말 많았죠. 저희 미시간대 팀은 멤버들이 모두 협조를 잘 해주어서 안전하고 충실한 연수로 마무리가 잘 되었습니다.
사실 리더라고 하면 앞서서 이끌어야 한다는 이미지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제가 현지에서 경험한 바로는 그렇게 앞서서 나가는 것보다, 서로 힘을 낼 수 있도록 에너지도 북돋아주고,
적응에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따로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어려운 점을 같이 해결하려 노력하는, 그런 따뜻하고 세심한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 덕분에 이번 경험을 통해 리더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제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운영 과정 평가]
● 디렉터 제도 등 안전관리 체계 강화로 안정적 운영 달성
● 비자·식비 지원 등 제도적 효율성 제고
● 참가자 선발 시 책임감 검증 강화 필요
정현아: 저번에 미래세대 재단 사업 담당자 간담회 참여했을 때, 담당자님이 안전하고 목적에 충실한 연수가 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신 부분을 들을 수 있었어요.
그 덕분에 안전을 위한 장치가 몇 가지 생긴 것으로 들었는데, 참여자가 느끼기에 어떤 부분이 있었나요? 그런 제한 사항이 있었던 것에 대한 아쉬운 부분이 있었나요?
차현우: 작년보다 안전 장치가 많이 강화됐습니다. ‘디렉터 제도’가 신설되어 전문 인솔자가 현지에서 통솔하고, 주(State) 간 이동 제한이나 귀가·출석 체크 같은 규정이 추가됐어요.
당시엔 이동 제약이 아쉬웠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현지 치안과 사건사고 사례를 생각했을 때 합리적인 조치였다고 봅니다. 재단이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사항에 대해 사전에 잘 예방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현아: 디렉터 제도는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차현우: 저희 디렉터님은 현지 네트워크가 넓은 분으로, 돌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셨어요.
예를 들어, 주말 이동 중 우버가 잡히지 않아 귀가가 어려웠던 조가 있었는데 직접 연락해 문제를 해결해주셨습니다.
현지 안전관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신 덕에 큰 사고 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현아: 조심스러운 질문일 수 있지만, 프로그램에서 제공되는 현지 생활비나 공식 지원금은 충분했나요?
차현우: 올해는 학생비자 대신 ESTA(전자사증면제 프로그램)로 진행돼 신청비용이 약 3만 원 정도로 줄었고,
식비는 미시간대 학생카드(M-Card)에 충전되어 하루 두 끼 정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다른 대학의 경우 현금으로 지급되어 물가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빅맥지수 등 국가별 물가를 반영해 식비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현아: 타 대학 참여자들과 교류하면서 어떤 개선 의견이 나왔나요?
차현우: 일부 지역에서 무단이탈 사례가 소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일탈은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참여자 선발 시 인성과 책임감을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비로 운영되는 사업인 만큼, 진정한 ‘연수 목적’에 맞는 참가자가 선발되어야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수 이후 / 사후효과]
● 참가자 간 지속적 네트워크 형성 및 자기주도 성장 촉진
● 문화적 자율성과 책임 의식 내면화
● 사후관리(직무검사·언어 유지 지원 등)로 정책 효과 연속성 확보
박서현: 해외에서 함께 생활하며 도전했던 시간이 멤버들 간의 유대감을 만들어줬을 것 같아요. 귀국 후에도 교류가 이어지고 있나요?
차현우: 네, 여전히 자주 만납니다. 한 달간 동고동락하며 쌓은 신뢰가 깊어요.
팀별로 만나서 근황을 나누고, 성과공유회 이후에도 모여서 서로의 진로 계획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그때의 ‘사다리즈’들이 제게는 지금도 든든한 동료이자 성장의 자극이 되는 존재입니다.
박서현: 진로 외에도 인간관계나 태도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차현우: 낯선 환경에서 한 달을 보내며 새로운 사람과 빨리 친해지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리고 부탁을 ‘정중하고 구체적으로’ 하는 법도요.
현지 연구자들에게 “이 실험실을 투어할 수 있을까요?”, “웨이퍼 실물을 직접 볼 수 있을까요?” 같은 요청을 드렸는데, 대부분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그중 한 연구자는 웨이퍼를 선물로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선물주신 게 소중해서 돌아오는 비행기에 실을 때 옷가지에 감싸 포장해 올 정도로 소중히 가져왔어요.
그런 경험 덕분에 낯선 사람과도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요청하는 태도를 가지게 됐습니다.
박서현: 서양권의 문화나 삶의 태도에서도 인상 깊은 점이 있었나요?
차현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At your own risk’라는 말이었어요. 말 그대로 “모든 선택의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문화예요.
버스표를 잘못 사거나 수화물 무게가 초과돼도 “그건 당신의 책임”이라는 태도가 자연스러웠죠.
한국에서는 “조금만 덜어내세요”라며 도와주기도 하지만, 그곳에선 그런 ‘따뜻한 배려’가 없어요.
처음엔 불친절하게 느껴졌지만, 점점 스스로 챙기고 결정하는 습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어떤 절차나 문구들도 세심히 읽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게 됐어요.
김단비: 이번 미시간대 연수가 어떤 여름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차현우: “가장 치열했던 여름”이요. 공부도 탐방도, 즐길 땐 또 확실히 즐겼습니다.
앤아버에서 열린 여러 페스티벌에도 참여했는데,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산업적 관점에서도 관심을 가졌어요.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기업 부스를 찾아가 “미시간처럼 일사량이 적은 지역에서도 태양광 사업이 수익이 나냐”는 질문을 했죠.
그 회사의 사회적 책임 모델을 듣고, 친환경 에너지 비즈니스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짧지만 밀도 높은 학습의 연속이었습니다.
김단비: 귀국 후 사후 관리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차현우: 재단에서 사후 지원도 잘 해주고 계세요.
직무 역량 검사를 통해 제 전공이 어떤 산업 분야와 연결될 수 있는지 진단받았고,
영어 스피킹 앱 지원으로 언어 감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 창업 연계 특강을 통해 새로운 진로 가능성을 탐색하는 동료들도 많아요.
단순히 ‘연수의 끝’이 아니라 ‘성장의 연속선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라고 느꼈습니다.
[정책 목표 평가 / 마무리]
● ‘계층 이동의 기회 제공’이라는 핵심 정책 목표 달성
● 해외 경험을 통한 산업 인재 육성 및 사회 환원 사례 확인
● 지속 가능성을 위한 ‘진정성 기반 선발 구조’ 유지 필요
김단비: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답해주시며 사다리 참여 경험을 회고해보셨을 때,
‘해외 경험을 통해 계층 이동의 기회 제공’이라는 정책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보시나요?
차현우: 네, 충분히 달성됐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계층 이동의 기회를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기도 청년의 인적 자원 개발과 산업 인력 양성에까지 기여하고 있어요.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지역 산업의 미래를 함께 키우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봅니다.
김단비: 수기집에서 이번 연수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Answers”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쓰신 걸 봤어요.
어떤 의미에서 현우 님께 “해답”이었는지,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차현우: '정답'이 아니라 “해답”이라고 말씀해 주신 거 보니까 제 수기를 정말 꼼꼼히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답을 찾은 게 아니라 해답들을 찾았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생각하는 정답과 해답의 차이를 말씀드려 보자면, 정답은 '이 길로만 가야 된다'지만,
해답은 '이 길도 할 수 있고, 저 길도 할 수 있고, 이러한 게 결국에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Answer" 대신에 "Answers"라고 복수형으로 쓴 이유도,
단 하나의 정답이 아닌 “해답들”을 찾는 과정들을 미국에서 가졌기 때문이에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이해한 것뿐만 아니라,
언어 역량도 강화할 수 있었고, 기업 견학을 통해서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의 발전상도 파악할 수 있었고,
화학공학이라는 제 도메인에 대해서도 확신을 더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해답을 찾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마음을 담아서 "Answers"라고 표현했습니다.
김단비: 1년 뒤에 석사 진학을 준비할 예정이고, 과거와 달리 해외 대학 진학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 같다고 쓰신 걸 보았어요.
해외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현우님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실지 궁금합니다.
차현우: 원래는 국내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만 생각했는데, 이번 연수를 계기로 해외 대학원 진학까지 현실적인 선택지로 보게 됐어요.
미시간대 한인 학생회 분들과 네트워킹하면서 유학 절차나 장학 제도에 대해 들었고, 지금은 구체적으로 준비 중입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이나 미 국무부 초청 장학 같은 제도도 검토하고 있어요. 내년쯤 전공 세부 분야—로직 반도체, 메모리, 생산기술 중 어디에 집중할지—를 결정한 뒤
본격적으로 지원해보려 합니다. 목표는 해외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엔지니어가 되는 거예요.
김단비: 그럼 일단은 반도체 쪽으로는 갈피를 잡으신 거네요. 앞으로 10년 뒤의 현우 님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어떤 가치를 위한 삶을 살아가고 싶으신지 여쭤보고 싶어요.
차현우: 지원서에도 비슷한 내용을 적었었던 것 같은데, 10년 뒤에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해외에서 배워온 것들을 기반으로 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김단비: 이제 인터뷰 마무리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현우님이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신 분들(사다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경기 청년들, 청년들을 응원하는 경기도민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차현우: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해외 체험이 아니라, 기회가 부족한 청년들에게 ‘도전의 사다리’를 놓아주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여행 목적보다는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분들이 꼭 지원하셨으면 합니다.
도민분들께도 부탁드리고 싶어요. 외유성 프로그램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다녀온 청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배운 걸 환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화성시 ‘유니브릿지’ 멘토링 사업에 참여해 농어촌 지역 학생들에게 경험을 나누고 있어요. 이런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도민분들께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김단비: 끝으로, 이 정책이 앞으로도 지속되기 위해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차현우: 무엇보다도 ‘누가 가야 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 경험이 절실한 청년, 단체생활에 성숙하게 임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배움을 통해 사회에 환원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지원자들을 선별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프로그램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봅니다.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성장도 결국 이런 진정성 있는 인재 발굴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간의 미시간 연수는 차현우 님께 하나의 정답이 아닌 수많은 해답들(Answers)을 건네준 시간이었음을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만나본 그는 열정과 도전 정신이 가득하면서도 선한 청년이었습니다. 인터뷰어로서 그 만남 자체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도비로 간 만큼 누군가의 몫까지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그 마음은 곧, 공공정책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환원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이번 인터뷰는 한 청년의 해외 연수기를 넘어, 정책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여행이 아니라 배움의 사다리입니다. 해외 경험이 절실하고, 단체생활에 성숙하게 임하며, 배움을 사회에 환원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현우 님의 이 진심 어린 한 문장은,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사다리의 본질은 높이에 있지 않고, 손을 내미는 각도에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절실한 청년들의 손을 더 멀리, 더 단단히 잡아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기록이 다음 사다리를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용기가, 도민에게는 신뢰가, 운영 주체에게는 더 나은 설계의 단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 정책환류분과 인터뷰 진행 및 기록 : 김단비, 박서현, 정현아